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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남미여행 엽서집 - 1. 도전하면 되는거야, Valle De La Luna, Chile, 2016

by 믿슐랭(MITCHELIN) 2024. 7. 27.

 

 

이렇게 페이지도 만들고 엽서도 만들고 하면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정말 많이 고 민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도 고민 중이에요. 그 생각에 열흘이 넘도록 아무런일도 하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제가 만들었던 엽서를 다시 찾아봤어요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엽서가 눈에 들어왔어요.

 

'여행을 위해 처음 산 카메라 조리개 조작하는 법도 몰랐는데 그 실력으로 장의 엽서를 만들다니 역시 도전하면 되는 거야'

 

제가 이렇게 적어놓고 도전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처음에 남미여행을 가기로 결정했을 때가 생각났어요.

저는 정말로 여행을 갈 수 없는 사람들 중 하나였을 거예요.

저한테는 정말 큰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 두려움은 바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어요.

저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두려웠어요.

어떤 무대에 서서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냥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카페에 가서 주문을 할 때 말해야 하는 것까지.

그냥 사람과 말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어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입국심사할 때 어떻게 하지,

식당 가서 주문해야 할 때 어떻게하지,

길을 몰라서 물어봐야 할 때 어떻게하지'

 

 

이런 생각을 하니까 저는 여행을 갈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살기 싫었어요.

그래서 두 눈 꽉 감고

'그래 딱 한 번만 해보자 계속해서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라고 결심하고 도전했어요.

 

그렇게 도전했지만 제가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여행을 하고

더 많은 곳을 가고

더 적은 돈으로 더 길게 여행한 것은 아니에요.

 

제가 여행한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안다면 너 왜 그렇게 여행했냐고 할 거예요.

저는 돈도 아끼지 못했고 특별한 곳을 가지도 못했고 친구를 많이 사귀지도 못했고

하루는 같이 여행하기 위해서 만난 동행분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기도 했고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서 엄청 걱정시키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가장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한 것 같아요.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에 도전했어요.

 

 

물론 도전의 결과는 좋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제 여행이 그랬던 것처럼 남들과 비교한다면 제 여행을 성공보다 실패라는 쪽에 더 가까울 것 같아요.

하지만 제 과거와 비교한다면 저는 정말 성공적인 여행을 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제가 하지 못했던 일에 도전했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여행을 다녀왔고

여행을 가기 전보다 많은 점들이 배워서 돌아왔어요.

 

지금 엽서를 만들어서 그 수익금으로 남미 아이들과

제가 사는 곳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주려고 도전하지만

이 도전에 남들이 보기에 성공확률이 낮은 도전이 될 것 같아요.

 

'그냥 일반인이 만든 엽서를 누가 살까 한 장에 천 원이라고 너무 비싸잖아'

'그냥 엽서 만들 돈으로 도와주면 될 텐데 쓸데없는 일하네'

'아이들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돈을 벌려는 것 아니야?'

이런 말들도 들을 수 있겠죠.

하지만 여행을 통해서 많이 배웠듯이 이 경험을 통해서도 많이 배울 거라고 생각해요.

도전하면 된다는 말, 도전해서 모두가 성공할 수는 당연히 없겠죠.

하지만 도전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거예요.

다른 사람이 보기에 제 도전은 실패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실패가 쌓여서 성공을 이룰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도전하는 것만으로 정말 많은 것을 배우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도전합니다.

 

 

'여행을 위해 처음 산 카메라 조리개 조작하는 법도 몰랐는데 그 실력으로 장의 엽서를 만들다니 역시 도전하면 되는 거야'